본문 바로가기
프랑스 여행

캉(Caen): 윌리엄 정복왕, 2차 세계 대전의 흔적, 로컬 감성

by Malouine 2025. 2. 9.

노르망디 여행을 계획할 때, 많은 사람들이 몽생미셸이나 옹플뢰르처럼 유명한 곳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노르망디의 진짜 매력을 알고 싶다면 캉(Caen)을 지나칠 수 없습니다. 이 도시는 프랑스의 중세 유산과 2차 세계대전의 흔적, 그리고 현대적인 감각이 공존하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단순히 거쳐 가는 곳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깊이 체험할 수 있는 곳이기에 노르망디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꼭 방문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캉-성-Château-de-Caen
캉 성(Château de Caen)

윌리엄 정복왕과 중세 노르망디의 중심지

캉은 영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도시입니다. 11세기, 노르망디 공작이자 잉글랜드 왕이었던 윌리엄 정복왕(Guillaume le Conquérant)이 이곳에 거대한 건축물을 세우며 도시가 번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중세 시대의 유산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관광을 넘어 그 시대로 타임슬립을 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은 캉의 여자 수도원(Abbaye aux Dames)과 남자 수도원(Abbaye aux Hommes)입니다. 윌리엄 정복왕과 그의 아내 마틸다 왕비가 각각 건립한 이 수도원들은 웅장한 로마네스크 양식이 특징이며, 특히 남자 수도원에는 윌리엄 정복왕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적 의미가 남다릅니다. 수도원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중세 시대를 떠올려 보세요.

또한, 캉 성(Château de Caen)은 노르망디 공국의 중심지였던 곳으로, 지금은 박물관과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성벽 위를 걸으며 캉 시내를 내려다보면, 이곳이 한때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새 중 하나였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역사의 일부라는 점이 더욱 특별합니다.

 

2차 세계대전과 캉, ‘평화를 기억하는 도시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캉은 치열한 전투의 중심지였습니다. 도시의 70% 이상이 파괴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캉은 단순히 전쟁의 흔적을 남긴 도시가 아닙니다.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이 매우 특별한 곳이죠.

캉 메모리얼 박물관(Mémorial de Caen)은 단순한 전쟁 박물관을 넘어 평화와 인권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곳입니다. 2차 세계대전의 전개 과정과 연합군의 상륙 작전뿐만 아니라, 냉전 시대까지의 현대사를 조명하는 전시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면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인류의 비극과 평화의 가치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박물관을 둘러본 후에는, 노르망디 전투 당시 희생된 군인들을 기리는 묘역을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캉을 방문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캉의 로컬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

캉은 역사적인 도시이면서도 젊고 활기찬 분위기를 가진 곳입니다. 이곳에는 프랑스에서 유명한 캉 대학교(Université de Caen)가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많아, 덕분에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로컬 감성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생 피에르 거리(Rue Saint-Pierre)를 걸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곳에는 다양한 카페, 서점, 독립 상점들이 늘어서 있어 캉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석조 건물과 현대적인 상점들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노르망디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노르망디 지역은 신선한 해산물과 치즈, 사과주로 유명합니다. 캉의 로컬 시장인 생소뵈르 시장(Marché Saint-Sauveur)을 방문하면 신선한 해산물과 지역 특산물을 직접 맛볼 수 있습니다. 노르망디산 카망베르 치즈, 신선한 굴, 그리고 사과 브랜디인 깔바도스(Calvados)를 한 번쯤 경험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결론 : 캉, 노르망디를 깊이 이해하는 여행

캉은 윌리엄 정복왕의 유산을 간직한 중세 도시이면서도, 전쟁의 상흔을 딛고 평화를 이야기하는 현대적인 도시입니다. 동시에 활기찬 대학도시이자, 노르망디의 미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관광지만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의 역사를 온전히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여행지입니다.

노르망디를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곳으로만 생각하셨다면, 캉에서 하루쯤 머물며 이 도시가 가진 깊이를 직접 체험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